20년 1월 코로나가 전 세계를 마비시킨 후 딱 3년만이다. 20년 12월, 21년 12월... 그리고 22년 12월 15일.
그렇게 싫던 송년회인데, 3년만의 송년회는 즐거웠다.
장소는 Chinese Restorant, 술은 공부과주와 연태고량주를 섞었다. 요리는 탕수육, 양장피, 깐풍기, 칠리세우, 멘보샤 그리고 볶음짜장과 삼선짬뽕으로 마무리.
19명이 참석하였고, 모두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배사는 "너! 나! 잘해!" 발음을 잘 해야 한다. 너나 잘해! 가 아니라 너! 나! 잘해! 이다. 즉, 너도 잘하고, 나도 잘해서 우리모두 잘하자는 의미!라고 한다. 구호가 센스가 있는 듯, 반항적인 듯, 잘 못 하면 살짝 기분이 나쁠 수 도 있다. 그래서 젊은 사람보다는 쌀작 고참 급의 선배가 관리자를 쳐다보며 외치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뒷감당은 본인의 몫이다.
코로나 이전엔 송년회만 참석하는 것도 일이었다. 동창회, 동기모임, 동호회, 회사, 친구들, 가족 송년회 까지. 적을 때는 3~4개에서 많을 때는 10여개까지. 술을 먹지 않는 날 보다 술에 빠져 허우적 되는 날이 많았고, 아침이면 사무실에 알콜 냄새가 진동하기도 했다. 따라서 점심 메뉴는 해장국 혹은 설렁탕이 대세였다. 일주일 내내 점심으로 설렁탕을 먹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수많은 모임들이 코로나 3년만에 모두 없어져 버렸다. 평소 술을 안 좋아하는 탓도 있겠고 아직 코로나가 덜 풀린 탓이 크겠지만, 그래도 그 많던 모임이 한 꺼번에 사라진 것은 신기한 일이다.
그리고 더욱 신기한 것은 내가, 송년회나 술자리를 그렇게 싫어하던 내가 그런 자리를 은근히 바라고 있다는 점이다.
빨개진 얼굴과 커질대로 커진 목소리와 웃음소리까지. 오늘의 송년회 자리는 너무나도 즐거웠다. 정확히는 그리웠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또 이런 자리를 언제 가질 수 있을까? 싶은 정도로 즐겁고 유쾌했다. 비록 거리가 멀고, 도로엔 함박눈이 쌓여 대리도 오지 않아 술을 먹진 못했지만, 술을 먹는 사람들의 얼굴과 표정에서 잊어버렸던 삶에 대한 진실함을 느낄 수 있었다.
올해엔 미뤄두었던 송년회를 열거나 참석해 보는 것은 어떨까?
지난 1년간 함께 세상에 맞서 싸운 나의 주변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달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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