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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 에세이

에쎄이) 손임은 반말해도 되나요?

by 글랩 2024. 9. 19.

 

편의점을 찾는 손님은 하루 평균 100명~200명 사이이다. 매출이 높은 점포의 경우는 200명을 훌쩍 넘기기도 한다. 요즘처럼 코로나19로 이동이 제한적인 경우가 아니면 그렇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에는 꼭 등장하는 소재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진상손님에 관한 이야기이다.

진상손님에도 다양한 유형이 있는데, 오늘은 그 중 반말하는 손님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어제와 오늘 서로 얼굴도 모르는 편의점 사장님들이 똑같은 이야기를 했다.

"난 대뜸 반말 하는 손님이 제일 싫어! 그런 사람들은 어디가나 똑같이 행동할꺼야. 아주 못배워 먹은 사람이 틀림없어."

두 명 모두 나이보다 동안으로 보이는 외모 탓에 벌어진 해프닝 정도일 것이라고 위로 아닌 위로를 했지만, 생각해 보니 나도 비슷한 경험이 많았다.

갑과 을이 존재하는 세상속에서 항상 을의 위치로 살아가는 이 땅위의 모든 을은 어쩌면 매일 겪는 특별하지도 않은 일 중 한 가지 일수도 있다.

유독 엄격하게 나눠진 우리말의 문화적 특성 때문일까? 아니면 기본 소양을 갖추지 못한 개인의 문제일까?

간단히 인터넷을 뒤져보니, 반말에서 비롯된 다양한 사건사고들이 끊임 없이 일어나고 있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어찌보면 사소한 반말 하나로 인해 최악의 사건인 살인사건까지 번지는 일들이 꽤 많았다는 점이다.

이쯤 되면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임이 분명하다. 이쯤 되면 차라리 반말을 없애는 편이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반말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외국어의 경우 우리 말 처럼 존댓말과 반말을 엄격하게 나눠놓은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심지어 유교의 발상지인 중국의 경우에도 언어는 우리 말 보다 단순하다.

옛부터 동방예의지국이라 자랑해 온 우리나라인데 어째서 아랫사람에게는 예의를 갖추지 않는 언어를 만들어 놓은 것일까? 아니 애초에 아랫사람이라는 것이 왜 존재는 하는 것일까?

나이, 성별, 출신, 재산, 학벌, 직업에 의한 차이는 사실 다름이 아닌 차별임이 분명한데, 차별을 위한 말의 구분을 해 왔던 것은 아닐까?

 

"손님은 왕이다. Der Kunde ist konig!!"

스위스 태생의 호텔경영인인 세사르 리츠[1850~1918]가 했던 이 말은 당시 그가 세운 호텔의 이용자들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말이었을 뿐이다. 즉, 그가 세운 리츠 칼튼 호텔의 이용객들이 왕족 이거나 귀족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은 자본주의 시대에 접어 들어 잘 못 전파되어, 모든 손님을 왕처럼 모셔야 한다는 돈을 숭배하는 찌질이 들의 보호막이 되었다.

사실 돈 있으면 왕처럼 행동 할 수 있긴 하다.

하지만 왕 중에서도 착한 왕과 나쁜 왕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그 중에서 굳이 나쁜 왕을 선택하겠다면 그것은 돈 있는 자의 권리이니 말리지는 않겠다.

그러나 왕은 자본이라는 탈을 쓰고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을지 몰라도, 그 옛날 강제적으로 왕을 받들던 신하는 완벽하게 사라졌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돈에 종속되지 않고 돈을 거부 할 수 있는 권리가, 즉 왕을 거부 할 수 있는 권리가 지금 이 시대엔 존재한다.

고로 짧은 생각으로 어줍잖은 지폐를 내밀며 왕이 되고 싶은 손님들아. 부디 지폐를 얻느라 잃어버린 반토막의 말을 찾아 온전하고 맑은 상호존중의 사회가 유지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

끝으로 요즘 법보다 훨씬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되는 함무라비법전에 적힌 가장 좋아하는 문구를 소개하며 글을 마칠까 한다.

"만일 한 사람이 그와 동등한 지위인 사람의 이빨을 부러뜨렸다면, 그의 이빨을 똑같이 부러뜨린다."